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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대 최초 '국무총리상 받은 윤호숙 교수' 인터뷰
  • 기사등록 2020-07-21 10:38:13
  • 기사수정 2020-09-16 12:4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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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 포상을 받은 사이버한국외대 윤호숙 교수

Q: 안녕하세요 교수님. 바쁘신데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근 교수님께서는 사이버대 최초 국무총리 포상을 받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포상 비결은 무엇인가요?


 제가 2004년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개교 때부터 현재까지 일본어학부장을 비롯한 대외협력처장, 기획처장, 교무처장, 입학학생처장, 평생교육원원장, 학장 등을 역임하면서 우리 대학교의 성장과 발전에 공헌하였으며, 한국원격대학협의회 설립 초창기부터 원대협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동협의회 발전기획위원장을 맡는 등 한국의 사이버대학 교육의 정착과 발전에 노력하고 역량을 발휘하여 원격대학의 위상을 높이는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한 점 등 사이버외국어대학교는 물론이고 한국의 사이버대학 교육 분야에서 전문가이자 산증인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러닝 분야의 학자로서도 이 분야와 관련된 다수의 우수 논문 및 발표 실적과 함께 학회장의 직을 맡아 학회의 연구, 발전을 계속해왔으며 이 밖에도 교수로서 학생들의 교육과 진학, 취업에 공헌한 것도 평가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도 이 자리에 오기까지 힘든 시기가 아주 많았습니다.


 얼마 전 큰 화제가 되었던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삼십 대 초의 내 모습을 떠올리곤 마음에 크게 와닿았었는데 저도 결혼과 육아로 인해 제 꿈을 잠시 접었을 때 현재의 내 모습을 보면서 스트레스와 불안감에 시달렸거든요. 특히 같이 공부했던 동기나 선후배가 일본 유학을 다녀와서 교수로 취직을 하면 내가 이래도 되나 싶어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남편한테 짜증을 내고 몸도 안 좋아지고, 남편은 내 눈치 보느라 또 힘들어하고. 어느 날 일본 국비 유학시험 공지가 떠서 한동안 심각하게 고민을 했습니다. 육아와 시댁 조카까지 데리고 있으면서 유학시험 준비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도전도 안 하면 나중에 후회할 거 같아서 밤에 아이 재우고 남편 몰래 죽자 살자 시험 준비를 했습니다. 다행히 1, 2차에 합격해서 면접을 봤는데 일본에서 온 심사위원이 내 나이와 육아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일본 유학이 가능하겠냐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제까지 결혼 후 가정에 책임을 다하느라 유학 생각을 못 했는데 이제는 좋은 선생님이 되려고 일본에 가서 공부를 더 하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심사위원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합격 연락을 받았습니다. 

 저는 아이를 초등학교 입학시키자마자 바로 혼자서 유학의 길에 올랐습니다. 다른 학생들보다 꼭 10년 늦은 나이였는데 연구의 어려움과 체력의 한계,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으로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 큰 수술을 세 번이나 받았습니다. 도중에 여러 차례 포기하려고 했는데 잘 이겨내고 5년간의 유학을 마친 뒤 귀국했습니다. 그러나 취업까지도 또 험난한 길이었습니다. 어느 교수님의 말을 빌리자면 나이 많은 여자를 누가 교수로 채용하겠느냐고. 교수가 되기까지 귀국 후 5년이 걸렸습니다. 그동안 저는 나이 많은 여자라는 사회에서 보는 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강의와 연구에 매진했습니다. 

 그 결과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에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개교하기 6개월 전에 교수 5명이 백지상태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사이버대학교의 인지도가 너무 낮아 학교가 잘 될까라는 주변의 평가 속에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뛰었습니다. 제 이력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학생들에게 신뢰감을 주기 위해 누구보다도 연구와 대외적인 활동을 아주 많이 했습니다. 제가 움직이는 만큼 학생들에게 돌아간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이런 큰 상을 받을 수 있게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사이버대학의 위상이 아주 높아져서 전국 21개 사이버대학교의 졸업생이 30만 명이 넘고 취업과 대학원 진학, 유학, 전업, 승진 등의 엄청난 결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 영향으로 원격교육의 필요성도 높아져서 교육 환경의 대변혁 시기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제 이력에는 최초란 수식어가 많습니다. 저는 살면서 ‘과연 이게 가능할까?’란 의문을 갖지 않습니다. 도전해서 안 되면 다른 길을 선택하면 되니까요. 그리고 왜 하려고 하는지 스스로 물어야 합니다. 그리고 나만을 위해서 도전하면 성취했을 때 허무할 수도 있기 때문에 나 자신뿐 아니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책임감을 가지게 되고 그게 포기하지 않는 힘을 줍니다. 학생들에게 제 이야기를 해 주면 많이 힘을 얻는다고 합니다. 국무총리상을 받고 가장 축하해 주고 좋아해 준 사람은 가족과 우리 학생들입니다.



사이버외대 영상 촬영실 소개 중인 윤호숙 교수

Q: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일반 대학과 대학원까지 확대된 시점에 사이버외대만의 장점이 있다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급작스럽게 원격 수업이 진행되었는데 수업의 질이 떨어진다는 학생들의 불만이 아주 많다는 보도 기사를 자주 접할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교수의 경우 수업 준비로 고충을 호소하는 분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우리 대학의 경우 한국외국어대학교와 같은 재단인 국내 유일의 외국어 전문 사이버대학으로 개교한 지 17년이 되었는데 원어민 교수가 전체 교수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석,박사급의 튜터들을 과목별로 배정해서 학생들의 외국어 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정규 교과목은 100% 원격강의로 이루어지며 교수님들과 교과목에 따라 화상 수업이나 오프라인 수업 등을 보충수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이버대학교의 수업은 기본적으로 온라인상으로 이뤄지는데, 양질의 우수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강좌 개설 6개월 전부터 다양한 과정을 거칩니다. 우리 대학의 경우, 학습자 및 환경 분석, 설계, 개발의 단계를 거쳐 제작되며 학기가 시작되면 운영 및 실행, 평가로 진행됩니다. 특히 학습자 평가는 학기 중 2회 진행하는데 하위 20%에 해당되면 재제작 내지 폐강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강의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수 혼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고 교수자-콘텐츠 제작 설계-촬영・편집이라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서 교육공학 및 미디어 전문가들의 협업을 통해 완성됩니다.


 수업은 이렇게 완성된 콘텐츠를 가지고 이루어지며 학생들은 온라인 콘텐츠를 보면서 학습을 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학생들은 교과 내용을 일방적으로 단지 보고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교수 및 튜터와 서로 의사소통을 하는 쌍 방향형 학습이 이루어집니다.


 원격교육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시로 반영해서 수정 보완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우리 대학도 화상 수업의 경우 교수 혼자 준비해서 수업을 진행하는데 원격수업에 익숙해져 있어서 수업자료 및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는데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는 편입니다. 수업을 하면서 인터넷상의 자료도 즉시 활용하기 때문에 교실에서 하는 대면 수업보다 학생들의 만족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 대학에서는 외국어 특성화 대학인 만큼 각 학부 별로 해외 어학연수와 해외 문화 탐방 프로그램을 매년 실시하고 있습니다. 우리 일본어학부의 경우에는 일본 동북분쿄대학(日本東北文敎大学)과 협약을 맺어 매 학기 교환학생을 보내고 있고, 온라인 메신저 LINE을 통해 현지 대학생들과의 1:1 언어 매칭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일본 도카이대학(日本東海大学)과도 2014년부터 1:1 매칭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데 지원자가 많아 향후 더 많은 대학으로 확대할 생각입니다.


 작년 2019년 겨울방학 때는 동계 해외 문화탐방 전에 화상 공동수업을 두 차례 실시했는데 우리 학생들은 일본 동북지방에 대해 생생한 지식을 얻게 되어 동계 해외 문화탐방의 사전 예비 학습으로 커다란 성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우리 학부는 온라인상으로 이뤄지는 일본과의 국제 교류를 통해서 일본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접촉할 기회가 적은 학생들에게 일본 학생들과 일본어로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서 일본어에 대한 자신감을 갖도록 하여 일본어 수업에 있어서 학습 동기를 부여해 주는 좋은 계기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점에서 온라인상에서의 국제 교류는 그 효과가 대단히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교육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러닝(e-learning)은 같은 시간에 동일한 장소에 모일 필요 없이 자유로운 시간과 장소에서 개개인의 학습 습득 능력에 따라 반복적으로 학습을 진행할 수 있으며, 일괄 지도의 장에서는 받을 수 없는 개별화된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진보된 이러닝의 프로그램이나 PC 기술 등을 이용해 다양한 교육과 학습이 가능하며 전통적인 교육 방법으로 하지 못했던 것을 미디어를 이용함으로써 가능하고, 학습하는 시간이나 장소에 확장성이 있으며, 편리성이 높다는 등의 장점을 들 수 있는데, 대면 강의에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 대학은 학기가 끝나고 방학 중에도 본인이 수강한 과목은 반복해서 들을 수 있도록 다음 학기 시작 전까지 계속해서 오픈하고 있습니다. 또한 스마트폰으로도 대부분의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되어서 공간적인 제약을 거의 받지 않고 있습니다. 강의 Q&A나 게시판, 1:1 학습 등에 질문을 남기면 교수가 24시간 이내에 답변을 해야 하는 규정도 있어 학습자들에 대한 빠른 응대도 특장점입니다.


 최근 AR과 VR을 활용한 교육으로 인해 학생들의 동기유발과 학습 의욕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학부도 담당 교수와 미디어팀이 일본 현지에서 직접 촬영해 온 VR 영상을 활용해 ‘사이버 일본 체험’이란 수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학생들의 평가가 아주 높습니다.


 이 밖에도 우리 일본어학부에서는 일본 국가 프로젝트로 일본 대학에서 제작된 질 높은 콘텐츠를 와세다대학과 히로시마대학과의 협약을 통해 정식 오픈하고 있습니다. 현재 동경외대와도 공동제작을 논의 중이며 향후 확대할 예정입니다.


 따라서 블렌디드러닝(혼합교육), 플립러닝(거꾸로 학습) 등을 활용하여 단순 지식은 교수의 추천 영상이나 자료를 스스로 학습하고 학교 현장에서는 토론을 위주로 하는 자기주도학습의 미래교육이 필요하며, 교수는 학습자가 방향을 잘 잡도록 도와주는 학습지원자로서의 ‘코디네이터’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교수 개인 능력에 의존하기보다 수준 높은 양질의 학습 콘텐츠 제작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교육의 위기를 기회로 삼고 미래 교육의 핵심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서 교수, 학생, 교육기관 등에서 원격교육에 대한 본격적이고 구체적인 논의가 심도 있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오프라인 대학교의 급진적 비대면 온라인 강의 실시, 낮은 수업 몰입도, 시행착오 반복, 질 낮은 수업에 대한 등록금 환급 요구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짐에 따라 앞으로 온라인 수업의 개선이 지속적으로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20년 가까이 온라인 수업을 운영해 온 사이버대학의 수업설계, 콘텐츠 제작, 학사 운영 등의 노하우를 도입할 것을 적극 권합니다. 특히 자기주도적인 학습과 수업 몰입을 위한 사이버대학의 철저한 관리, 전담 튜터 제도, 온라인 진도 및 출석, 평가 프로그램, 학습 독려, 화상 세미나 및 토론 등 사이버대학만의 노하우가 있으니까요.


 우리 대학은 최근 미래 교육 및 콘텐츠와 관련해서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데 특히 급변하는 교육 현장의 요구와 VR, AR, AI, 빅데이터, 음성인식 등의 기술 트렌드를 콘텐츠에 적용하고자 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지능형 튜터링과 개인별 피드백을 제공하고, 상호작용성을 제고하고자 많은 투자와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사이버 교육에서 부족하다고 여겨지던, 실무현장에서의 문제해결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경험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 시대에 적합한 참여형 마이크로러닝 콘텐츠를 제공하여 사회 및 환경 변화에 유연한 학습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제28대 한국일어일문학회 회장에 선출된 윤호숙 교수

Q: 교수님께서 최근 제28대 한국일어일문학회 회장에 선출되셨던데요. 본 학회는 어떤 단체인가요?


 우리 학회는 1978년에 설립되어 국내 일본 관련 학술단체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국내외 교수, 강사, 교사를 비롯한 1,875명의 회원을 보유한 국내 유관 학회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1979년에 창간된 학술지 『일어일문학연구』를 연 4회 발행하는데 현재 113집까지 발간, 총 수록 논문은 일본어학・일본어교육・일본문학・일본학 등 다방면에 걸쳐 3,000여 편에 이르며 학술지 『일어일문학연구』의 활용도는 일본학 관련 학술지 중 1위[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로 해외의 저명한 학자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학자들의 우수한 연구성과가 지속적으로 게재되는 국제적 전문학술지입니다. 이와 같이 ‘등재학술지’로서 일본 관련 제분야의 우수한 논문을 게재하여 한국연구재단에 의해 학문적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학술활동의 사회적 확산과 연구 성과의 공공성 실현을 위해 다양한 일본 관련 교양서로 ‘기획도서’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발간하고 있습니다. 특히 『키워드로 읽는 일본문화총서』 시리즈는 국내외 대학교수 208명이 집필자로 참여하였으며 대학 교재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 일본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언어표현을 통해서 본 한일문화』『세계 속의 일본문학』『일본의 이해 체험과 분석』의 문화총서 속편과 기획총서 『슬픈일본과 공생의 상상력-격차와 재난의 일상성과 역사성』은 대한민국학술원 우수도서로 선정되었습니다.


 나아가 차세대 양성을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장래 한일 관계의 주역이 될 차세대에게 일본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다양한 학생 참여형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데 2016년부터

현재까지‘전국 일본어 교사모임(Japanese Teacher’s Association)’과 고교생들에게 일본 관련 비교과 활동 우수사례를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일본 관심자 저변 확대에 기여하였으며 2017년 동계 국제 학술대회에서는 차세대 교류의 일환으로 국내 대학에 교환학생 자격으로 재학 중인 일본인 학생들의 팀 프레젠테이션 행사를 개최하여 한일 간 문화의 차이를 주제로 한 행사에서 일본인 유학생들이 발표자로 참여했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 학회는 한국의 일본 연구를 선도하는 학술단체로서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에 적극 기여하고 있습니다.


Q: 최근 경색된 한일 관계에 있어 개선대책 방향이 있다면 어떠한 방법이 있다고 보시나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일본에서나 한국에서나 한일 관계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 서로의 입장이 너무 달라서 답하기 어렵지만 저희는 피해자 입장에서 가해자로부터 아무리 사과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납득을 못하면 진정한 사과라고 하기 어렵다고 답합니다. 저희 일본 관련 학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서로에게 정확한 정보와 생각,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일본어를 전공으로 선택한 것은 아버지의 권유 때문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역사 선생님이었는데 너희 세대 때는 다른 관계로 발전해야 하지 않겠냐면서요. 우리가 대학 다닐 때는 일본어를 공부하는 목적이 ‘극일’ 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일본 취업’이 가장 많습니다. 그러니까 정부 차원에서도 젊은 층에서 이뤄지는 이런 변화를 조금은 감안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요즘 한일 관계가 정치외교적인 분야에서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습니다. 그 여파가 양국 민간교류의 영역에까지도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매우 우려할만한 현상입니다. 그러나 저는 퍼붓는 소나기는 언젠가는 멈출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천 년에 걸쳐서 구축된 한일 양국 간의 오랜 역사는 다소간의 우여곡절을 거치면서도 꾸준히 발전해 왔음을 다년간 일본 관련 분야를 전공하여 온 학자들은 잘 인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일 양국 간의 학술연구 및 교류를 담당하며 학자로서 학문의 길을 걷는 사람들은 시류와 세파에 흔들림이 없어야 합니다. 오히려 이때야말로 ‘수적천석’(水滴穿石 :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의 마음가짐으로 자기 분야에서의 연구에 매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간 레벨에서의 교류는 변함없이 이뤄져야 하며 특히 학술 교류 분야에서는 흔들림이 없어야 합니다. 언젠가 양국 간의 관계가 다시 정상화되었을 때, 학자들의 연구업적이 양국 관계 증진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Q: 교수님께서 동경외대 국제일본연구센터 국제편집고문으로도 활동하신 이력이 있으신데요 일본연구센터에서는 주로 어떤 업무를 하셨나요? 


 동경외대 국제일본연구센터는, 일본어·일본어 교육, 일본 문화·사회에 관한 연구 분야에 대해서, 개별적, 종합적·복합적 시점으로부터 조사 연구해, 그 성과를 국내외에 발신하는 것과 동시에, 교육 면에도 반영·환원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2009년 4월에 개설되었습니다. 일본을 기반으로 해서 세계의 여러 언어·여러 지역과의 비교 대조 연구를 추진해 왔으며 특히 하계에는 일본어·일본 연구의 제일선에서 활약하는 일본 국내외 여러 대학의 연구자와 대학원생을 초빙해, 워크숍을 개최해 왔습니다. 일본어와 일본 연구를 함께 지향하는 세계 연구자들의 네트워크 구축에 주력하고, 국내외의 여러 기관과 밀접하게 연계하여 다각적인 시각을 가진 국제공동연구를 목표로 합니다. 저도 이러한 목적하에 한국의 일본 관련 연구자를 대표해서 2012년부터 매년 참가해서 일본어 교육 관련 강연을 하고 있는데 주로 이러닝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경외대를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의 일본 관련 전공 대학원생들의 연구 발표에 대한 코멘트를 해 주어서 논문 작성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 출신 대학원생에게도 매년 한, 두 명 발표 기회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학술지 「日本語・日本学研究」의 국제편집고문 자격으로 학술지 발전 방향에 대한 자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온라인 교육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동경외대도 조속히 원격교육을 추진해야 한다고 권장해 왔습니다. 이 밖에도 매년 회의를 통해 연구센터의 발전을 위해 의견을 개진하고 한국의 일본어 교육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동경외대와의 인연으로 인해 저희 대학과 협약을 맺게 되었으며 제가 회장으로 있는 우리 학회와도 올 12월에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공동 학회 개최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자들과 기념 촬영중인 윤호숙 교수

Q:오랜 세월 동안 일본어 교육을 하시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건이나 추억이 있으시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제가 일본 문부성 국비유학시험 면접 시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어 응시했다’고 답했을 때 심사위원이 그 말을 믿어준 데 대해 늘 가슴에 새기고 임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우리 학생들이 저를 ‘어머니’라고 불렀습니다. 2008학년도 졸업식 때 학생대표 둘이 단상 아래서 큰절을 하더군요. ‘어머니 감사합니다’라고 하면서. 저 자신부터 모범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대학은 주부들도 많은데 모든 모임에 가족 동반이 가능합니다. 어느 주부 학생이 일본 어학연수 시 꼭 가고 싶은데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고 해서 아이도 같이 데리고 가서 연수기관에 양해를 구하고 수업 시간에도 참가하게 했습니다. 그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 후 어느 날 자기 학교에 일본 초등학교 교장단이 방문했는데 자원해서 학생대표로 인사를 하게 되었다며 감사 인사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아이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유학 시절에는 건강이 극도로 나빠져서 수술을 한 후 요양을 제대로 못해 매일 밤 귀신을 보았는데 가족과 학생들을 생각하며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 날 아는 일본인 교수님께서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떻게 평생 그 일을 할 수 있겠느냐는 말씀을 해 주셔서 즐겁게 하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일본인 학생들하고 한국 음식을 만들어서 초대도 하고 상담도 들어주고 했더니 친구가 많아져서 즐거운 유학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식대로 한 끼 식사로 민간외교를 한 거지요. 그 당시에는 김치 냄새가 심하다고 학교에 가져가지도 못했던 시절인데 조금씩 먹어 보더니 나중에는 한국 본토 김치를 좋아해서 많이 해 다 날랐습니다. 지금도 그 친구들과 교류하는데 전 세계 여러 나라에 나가서 일본어 교수로 활약하면서 저희 대학 특강도 와 주고 제 강의에 참여도 해 주고 우리 학회에서 발표도 해 줍니다. 그리고 다들 그때 먹었던 한국 음식들을 그리워합니다.


 처음 대학원에 진학하겠다고 할 때 남학생들이 고학력이 되면 결혼 어떻게 하려고 그러느냐고 했습니다. 그래서 결혼자금으로 난 대학원 간다고 했지요. 늘 밤늦게까지 하루 10시간 넘게 공부했습니다. 다행히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유학도 다녀오고 교수도 되어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영광스러운 기회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걸 병행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늘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니까 주변 사람들한테 협조를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와 노력, 책임감이 아닐까 합니다. 모든 여성분들에게 어려운 여건이라도 용기를 가지고 도전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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